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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ㄷr★_휴학일기

휴학 2달째

헬린인형 2020. 2. 16. 12:19

휴학 목적: 쉬려고. (쉼이 뭔지 알고 싶었음)

그동안 말로는 쉰다, 쉬려고 휴학했다 했지만 멘탈은 쉬지 못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다 보면 잠 오고, 잠만 자는 하루를 보내다 보면 무기력해졌다.

무기력하게 있다 보면 갑자기 급현타+우울감이 도지면서 나도 모르게 '이런 하루하루가 진짜 싫다'라며 슬쩍 나의 시간에 대해 혐오스러운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음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불안한데 쉬어야 한다, 그러므로 아무것도 해선 안된다는 의무적인 생각을 갖는 게 진짜 힘들다.. 진짜...

그래서 지난 2달 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알아낸 것.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쉬는게 아니다.

-> 정신건강에 좋지 않음, 생체리듬도 무시되기 쉬움..

 

저저번 주쯤에는 갑자기 불안하고 현타 와서 휴학의 의의를 거스르는 짓(..;)을 했다...

직무 분석함ㅋㅋㅋ엌ㅋㅋㅋㅋㅋ그러고 갑자기 알바구하곸ㅋㅋㅋ면접을 두 군데나 봤닼ㅋㅋㅋㅋ

그러다가 교회 수련회 가게 됐고, 청년부 사람들이 다들 하나같이 휴학하면 쉬어라, 뭔가 큰 걸 하지 말아라, 여행 가라 등 말해줬다. 신기한 건, 안 친했었던 사람들이라 내가 휴학했다고 말한 적도 없었고, 휴학하고 나서 피폐해진 멘탈에 대해 말한 적도 없었는데 하나같이 위로가 되는 말을 해줬다.

보통 휴학했다 하면 축하한다며 부러워하고 말 텐데..!

그리고 내 상황을 들은 ㄱㅁㅈ목사님이랑 휴학했단 썰 들은 ㅇㅊㅎ전도사님이랑 심방(?)을 하게 되었다. 

ㄱㅁㅈ목사님은 이번 한 해동안 영적으로 성장하자고 책 읽고 독후감 쓰는 과젴ㅋㅋㅋ주심ㅋㅋㅋㅋㅋ +주중 예배 다 나오라곸ㅋㅋㅋㅋㅋㅋㅎ.. 앜ㅋㅋㅋㅋ(장난으로) 멱살도 잡혔닼ㅋㅋㅋㅋㅋㅋㅋㅋ티는 안내지만 목사님 좋앙ㅋㅎㅋㅎㅋㅎ

ㅇㅊㅎ전도사님은 밥 사주시면서 "그만 쉬어, 다 쉬었어. 이제 쉬는 게 더 힘들어 보여"(진짜 이제 의무적으로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너무 괴롭다... ) 라며 여행 가라고 독려해주심

+ 저번 주 토요일에 넘어져서 발 인대를 다치는 바람에 알바는 어차피 당분간 못하게 됨 (알바에 집착하지 말라는 뜻인가)

그래서 이제 아무것도 안 하지 말고 뭔가 하기로 했다. 

1. 자전거 타고 산책(한 30분?)

2. 책 읽기(고2 땐가 사고 안 읽은 거, 목사님 숙제 책ㅋㅋㅋㅋ, 추리소설 끌리는 거 장바구니에 담아둔 거 등등)

3. 성경 읽기||듣기 (밤에 읽지 말고..)

4. 여행 계획 짜기 (한인민박 스텝의 꿈을 다시 키운다,,,)

 

ㅇㅊㅎ 전도사님 하고 얘기하면서 쉬는 법에 대해서도 좀 생각해보게 되었다.

+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거 말고 알아낸 쉬는 법

1. 체력에 무리가지 않는 선에서 친구 만나기 :진짜 편하고 좋은 친구들 만나면 체력 달려서 힘 빠지는 게 아니라 내가 채워지는 게 느껴진다.

2. 운동하기 :의외로 별로 안 힘들고 뭐든 다 할거 같다는 자신감이 생김 //제발 스트레칭 좀 하자 예원이자식아

전도사님이 복학했을 때 주변에서 "휴학기간 동안 뭐했어?" 했을때 "그냥 쉬었어"가 아니라 "잘 쉬었어"라고 말할 수 있게 하자고 하셨다.

(지금 쉬는 거에 대해 고민하는 건 바람직하다고, 보통 3-40대 또는 취업하고 나서 직장이 내 생각과 다름을 느끼고 고민하기 시작한다는데. 지금 고민을 끝내면 평생 고민할 거 해결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하셨다.)

그랭 뭐 방법이 어찌 되었든 잘 쉰다면 내가 그렇게 무서워하는 '시간 낭비'가 아닌 휴학을 할 수 있을 거 같다.


휴학하는 내내 생각하는 거지만, 휴학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저번 학기 내내 "아 나 이상해, 나 이상해 얘들아"라고 말하고 다녔었다. 스스로의 상태가 매우 이상함을 알고 있었고, 너무 많이 힘들었다. 그때는 내가 왜 이러지, 갑자기 왜 이러지 했었는데 일단 스스로 이상한 걸 느낀 건 정말 좋은 거 같다.

내가 힘들고 이상해지는데, 목표 아닌 목표에 미쳐서 내가 힘든 거 모르다가 나중에 진짜 심각해지면 더 힘들어졌을 테니까.

극단적인 예이긴 했지만, ㄱㅈㅎ쌤이 얘기해주신 데로, 우울증 앓다가 극단적인 택하신 선생님처럼.. ._. (그분 진짜 안타깝다 ㅠㅠ)

스스로 이상한 걸 알아냈을 뿐만 아니라, 마음먹으면 쉴 수 있는 상황이었던 거도 감사하다.

학생이어서 상대적으로 마음 편하게 쉬고 싶을 때 휴학이라는 걸 할 수 있으니까

(또한 두 달이 채 지나기도 전에 저번학기 내내 울컥울컥 올라오던 이상한 우울감이 어디서 나오는 건지도 알게 되었다..! -> 내 생각대로 될 거 같지 않을 때, 무기력증, 걱정되는 게 쌓이면 이렇게 됨)

그리고 남들은 더 나이 들고, 시간이 지난 후에 하는 고민을 지금 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내 성격 상 이런 고민을 당장 4학년 때 했으면 미쳐버렸을 거임.. 한 살이라도 어리고 사회적으로 안전할 때 이런저런 고민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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