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키스티 첫날
전날 밤 바들바들 떨면서 잤다. 당일에는 무려 7시에 일어나서 8시 15분에 길을 나섰다. (내가 구한 한 달짜리 방은 키스티에서 6분 거리^^)
학교랑 인턴십 연결해주신 부서에 가서 오티 듣고 키스티 캐릭터 인형들, 달력, 책자, 직무교육 리스트를 받았다.
뭘 바리바리 싸들고 가방은 빵빵해져서 같은 부서 동기들 두명과 배정된 부서로 인도해주시는 박사님을 살금살금 따라갔다.
부서 박사님들께서 엄청 잘 맞아주셨다.
다른 부서는 안그랬다는데 우리는 다들 테이블에 모여서 자기소개하고.. 밥 같이 먹고.. 카페 가고.. 그랬다. 불편하지 않게 해 주시려고 노력해주시는 게 보였고, 부서 자체 분위기도 그러해 보였으며, 그러했다.
박사님 한 분이랑 개인 면담 해서 담당 박사님 배정받고 담당 박사님들이랑 각자 무슨 일을 하면 좋을지 이야기를 했는데, 나는 면담 진행하신 분이 담당 박사님이 되어주셨다.
인공지능 관련해서 뭐 해봤냐는 질문에 몇달 간 연구실에서 인턴을 하고 있었고, 관련해서 이런 거 저런 거 해봤다고 말씀드렸는데 박사님께서 대학원 관심 있냐며
("이거 끝나면 그 랩실로 돌아가니?" "아니요!" "왜?" "저 취업으로 진..")
박사님께서 교수로 재직하고 계시는데, 그럼 나랑 한 달 동안 대학원 고민하면서 해보자고 하시며 나를 맡아주셨다.
한 달을 지내고 난 지금 담당 박사님에 대해 미리 이야기하자면, 박사님께서 담당이 되어주셔서 너무 좋았고 감사했다.
3. 미션(?)
박사님께서는 비전 관련 연구를 하시는 분이셨다.
일주일 동안 연구 관련해 자료 조사하는 것을 미션으로 주셨는데, 자료 조사를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컴퓨터 비전 모델, 모델 구조, 연구 동향 등에 대해 파악할 수 있었다.
박사님께서 맡기신 일 스타일이 내가 연구실에서 하던 것과 비슷했기 때문에 너무 익숙하게, 어렵지 않게 미션을 수행해낼 수 있었고, (부서 전반적인 분위기도 전에 있던 연구실과 비슷해서 적응이 쉬웠다.)
나는 일주일 동안 편안하게(?) 컴퓨터 비전 모델은 이런 것들이 있구나~ 모델 별로 객체 인식 방식이 이렇구나~ 최근에 이런 논문이 있었구나~ 를 파악할 수 있었다.
책도 엄청 많이 챙겨주셔서 책도 몇 권 훑어봤다. ("이게 컴퓨터 비전의 바이블이야!" "예원씨 이거 한 시간 동안 훑어서 읽어봐요. 꼼꼼하게 볼 거 없고 외울 거 없고 기억할 거 없으니까 그냥 넘기면서 봐요" / 난 담당 박사님이 거의 두 분이었다.)
4. 5959
미션 수행하고 칭찬을 많이 들었다. 칭찬을 워낙 잘하시는 분이신 것 같았다. (꼼꼼하게 잘했네, 너 대학원 올래? 표가 좋다.. 얻은게 많다. 수고했다.)
남은 3주간 뭐 하고 싶냐, 졸업작품은 뭐하냐 하시길래 얼굴인식 관련해서 한다고 말씀드렸더니 뭐야 비전이네! 하시면서 머신 하나 줄 테니 해보라며 3주 동안 돌려보면 좋겠다 싶은 모델들 리스트를 쭉 뽑아주셨다.
그리고 하신 말씀이랑 반응이 너무 웃김
"리눅스 깔아봤어?"
"네"
"이야ㅑ~~~ 리눅스를?? 크.. 그걸 왜?"
"학교 수업 때 필요해서요.."
"크.. 리눅스를 깔아봤어.. 크.. 그걸 왜 깔아본거지..크..언어 뭐 할 줄 알아"
"c, c++, 자바랑 파이썬 조금이요"
"이야~~~~ 크으.. 객체지향.. 크.. 파이썬을 할 줄 알아?"
"저..정말 조금.. (갑자기 앞에서 또 감탄하심) 큰일 났네요.. 박사님들과 제 조금의 기준이 다르다는 걸 방금 깨달았습니다."
"(옆에 계신 다른 박사님, 거의 내 담당박사님2의 느낌이셨던) 파이썬 if else문, while문 알죠?"
"네"
"이야~~~ 그럼 다 알았네!!! 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대학원을 왜 가야 하는가와 취업하면 뭐가 힘든가에 대해 말씀하시는 걸 40분 정도 들었다.
(박사님 사기업 가셔서 커피 많이 드시다가 발목 다치신 썰 들음... 커피.. 무섭다..)
